그러나 CN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정부와 그동안 좋은 관계를 구축했으며 현지에서 위탁생산을 통해 막대한 고용을 창출하고 있어서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미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는 외국 업체들에 대해서 화웨이로의 수출을 금지토록 하는 새 제재를 발표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인 대만 TSMC가 제재 강화 타격을 가장 먼저 받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매출 비중의 10~20%를 차지하는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인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가 애플이나 보잉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리는 등 보복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이나 사이버보안법 등에 근거해 퀄컴과 시스코, 애플 등에 제재를 가하거나 법률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하는 등 또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협에도 애플이 중국 정부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미국 IT 기업이다. 지난 분기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화권 비중은 약 16%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이 실적 측면에서만 애플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 대부분은 애플의 핵심 생산 파트너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자회사 폭스콘을 통해 중국에서 생산된다.
반대로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폭스콘이 현지에서 수백 만 명을 채용하는 가운데 애플에 보복해 일자리가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는 상황이 된다.
한편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애플은 생산 다각화 차원에서 인도나 베트남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공급망 업체들에 중국 생산의 15~30%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것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런 생산기지 이전을 촉구하는 경솔한 움직임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흐 이사는 “중국은 이미 애플과 같은 기업의 생산 다각화 모색 역풍에 직면했다”며 “중국이 애플이나 폭스콘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이중고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은 제조 이외에도 중국 전역의 42개 애플스토어나 앱스토어 관련 제3자 개발자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의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CNBC는 부연 설명했다.
여기에 애플은 지난해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 경찰 위치추적 앱을 앱스토어에서 내리는 등 중국 정부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 기술 부문 대표는 “중국에서 일부 보이콧이 있을 수 있지만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인 애플과 같은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