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일 "우리와 유사한 국가와의 중견국 공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신(新)통상전략 업계 간담회'를 주재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한 무역·투자 제한조치가 확산하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새로운 도구로 부상하면서 안보와 통상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기업의 시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통상이 나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현대차・LG디스플레이・SK이노베이션・포스코 글로벌협력 담당 임원이, 유관기관으로는 대한상의・무역협회・코트라(KOTRA)가 참석했다.
유 본부장은 "코로나19는 각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글로벌 통상질서에도 여러 변화들을 가져올 것"이라며 "경제회복 과정에서 경제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세계화를 이끌던 다자체제 위기로 각국의 각자도생식 대응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세계화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GVC)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기존 효율성보다 안정성‧복원력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디지털 기반 언택트(비대면) 경제의 급격한 성장으로 디지털경제 육성과 관련 국제규범 정립에 있어서도 주요국 간 경쟁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본부장은 이 같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포스트 코로나 신통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신남방‧신북방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한 우리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고 미국‧EU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선진국과 의료·바이오, 미래차 등 유망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확충‧고도화 협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자‧다자 디지털 통상협정을 본격 추진해 연내 첫 성과를 만들고 주요 국가별 디지털 협력사업 발굴‧추진 및 국내제도 개선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냉전'으로까지 표현되는 최근의 미·중 간 기술경쟁 격화와 관련해선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미‧중 정부는 물론 업계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제현정 실장은 주제 발제를 통해 각종 수입규제조치 부과 가능성에 선제 대비, 국경 간 정보 이전 등 디지털 통상 국제규범 논의 확대 등을 제언했다.
산업부는 통상전문가‧업계와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신통상전략'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