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73차 WHA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화살을 겨눴다.
코로나19 여파로 화상회의로 진행된 WHA 개막식 연설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대응 국제 협력을 강조하면서 향후 2년간 20억 달러(약 2조4690억 원)의 국제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국가들 가운데 특히 개발도상국의 방역과 경제 발전 지원을 약속했다.
NYT는 중국이 제시한 원조 액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기 전 제공해온 규모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관련 국제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감염병 확산 책임 및 발원지 조사 관련 국제사회에서 불고 있는 대(對)중국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총회 연설을 거부한 상황에서 중국은 개막식 연설을 자국을 대변하는 무대로 활용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초기 정보 은폐 비판과 관련해 “중국은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로 WHO에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큰 대가를 치르고 코로나19 상황을 반전시켜 인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또 “도움이 필요한 국가 지원을 위해 모든 것을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미국은 중국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감염병이 통제를 벗어난 원인에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WHO가 정보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며 결과적으로 수많은 희생을 낳았다”고 날을 세웠다.
존 울리엇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의 20억 달러 지원 방침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주의분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발병 근원지 중국은 더 많이 지불할 책임이 있다”면서 돈을 더 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고 미국은 중국 수준으로 WHO에 4000만 달러만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WHO 옵서버 참여는 사실상 무산됐다. 총회가 이날 대만의 옵서버 가입 여부 논의를 연말로 미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WHO의 신뢰를 손상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 중국을 겨냥 “사무총장이 대만을 WHA 절차에 포함시키는 모든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중국 압력에 따라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