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련 업계가 코로나19로 폐쇄했던 공장을 다시 돌리면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40곳 이상의 자동차 생산 공장과 수천 곳이 넘는 자동차 부품 공장 재가동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LMC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수가 900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1년 이래 최저치다.
우선, 주문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자동차 업체로부터의 주문 회복이 더뎌 전체 인력 2000명 가운데 5%만 업무에 복귀시켰다. 해당 부품업체 대표 피터 앤서니는 “주문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은 18일부터 미국 내 공장 가동을 단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 내 해외 자동차업체들도 속속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다임러, BMW, 현대자동차 등은 최근 공장 문을 열고 생산을 재개했다. 도요타와 혼다도 북미 생산에 돌입했다.
자동차업체들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생산량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지만 완전 회복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GM은 생산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4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의 글로벌 시장 대표 짐 페얼리는 “미국 공장들의 완전 재가동이 언제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멕시코 공장들이 재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생산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멕시코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에서는 하루 새 신규 확진자가 2112명, 사망자는 278명 증가했다. 지난 2월 28일 멕시코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도 4만 7144명, 사망자는 5045명으로 증가했다. 멕시코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미국은 멕시코와의 국경 폐쇄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 여파로 멕시코 당국은 생산 공장 재가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장 근로자 복귀율이 낮은 점도 자동차 업계로서는 걱정거리다. WSJ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근로자 비율이 2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큰 데다 당장 가정에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등 여러 문제가 겹쳐서라는 설명이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근로자 안전 우려를 이유로 공장 재가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코로나 검사를 요청하고 있다. 업체들은 고려한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