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열풍” 상장사 진출 ‘러시’

입력 2020-05-14 15:11 수정 2020-05-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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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투자나 타 기업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제약ㆍ바이오 분야에 진출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한국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른바 ‘K-바이오’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존 사업과 무관한 바이오 분야에 무리하게 투자했을 경우 오히려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신사업 진출 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기업 두올산업은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로 변경하며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한다. 3월 캐나다 바이오신약 업체 ‘온코퀘스트’(OncoQuest) 지분 21.17%를 인수하며 신사업 추진 의지를 밝힌 지 두 달 만이다.

온코퀘스트는 2015년 캐나다 상장사 퀘스트파마텍에서 분할한 기업으로, 현재 난소암ㆍ췌장암ㆍ유방암 치료제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회사 측은 “자산양수를 통해 온코퀘스트의 특허, 지적 재산권, 주요 계약 등 무형자산을 취득했고, 이번 주총을 통해 바이오 전문가들을 경영진으로 영입해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 상지카일룸은 최근 전환사채(CB) 전환과 지분 인수를 통해 진단키트 업체 에이스바이오메드 최대주주가 됐다. 100억 원 규모 CB를 납입 후 즉시 전량 주식 전환했고, 지분 10.9%(115만4063주)는 구주주로부터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에이스바이오메드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치를 이용해 50분 만에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유전자 진단키트(Palm PCR COVID-19 Fast Real-time RT-PCR Kit)를 개발한 기업이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 제조 기업 케이피에스, 게임 기업 드래곤플라이, 콘텐츠 기업 브레인콘텐츠, 조선기자재 기업 중앙오션 등도 바이오기업 지분을 취득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섹터에 투자심리가 몰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RX 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기준 한 달 새 10.14% 오르며 3476.6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1월 고점(2905.58)과 비교해도 2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섹터의 경우 코로나19에 의해 실적이 악화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라며 “진단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 타 섹터와는 달리 오히려 코로나19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사업 진출 능력이 명확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사업과 무관한 분야에 무리하게 투자했을 경우 오히려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밝힌 코스닥 상장사 중 본업 실적 부진이나 상장폐지 이슈 등으로 기업 존폐에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해 중입자암치료센터 설립 계획을 밝히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던 코썬바이오는 자금 조달에 연이어 실패하며 대량 반대매매 사태까지 맞았고, 결국 지난달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 폐지 결정을 받아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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