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중국계 해커집단이 코로나19를 연구하는 미국 기관에 침입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성명은 “FBI가 중국과 관계있는 해커집단에 의한 미국 기관의 무단 접근을 조사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종사하는 직원 및 네트워크에서 백신과 치료제, 공중보건 등에 관련된 중요한 지식재산권 자료를 식별, 부정하게 입수하려는 시도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사이버 공격을 강행한 해커집단이나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된 미국 기관은 언급하지 않았다.
성명에 이란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 소식통들은 이란이나 그 대리 세력이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는 기밀 정보를 확보했으며 이들의 공격 대상 일부는 중국과 같은 타깃이라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과 이란이 최소한 1월 3일 이후로 미국 기업과 연구기관 등을 상대로 코로나19와 관련된 해킹 공격을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이를 공중보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간주, 미·중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사이버보안 업계 관계자는 이란의 최근 공격 목표 중 한 곳으로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를 꼽았다. 길리어드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곳이다.
정부 관리들은 “중국과 이란의 사이버 공격은 코로나 백신을 찾으려는 미국 연구기관과 기업들의 노력을 훼손하는 등 파괴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연구자료 손상이 의도적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해커들이 자료를 빼돌리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침입하면서 중요한 데이터들이 소실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과 이란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번 성명에 언급을 피했으나 그동안 사이버 공격 사실을 부인해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주 초 “중국은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을 반대한다”며 “우리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소문만 퍼뜨리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