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강연에서 “경기회복은 기세가 오를 때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재정 투입은 비용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장기적인 경제적 타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더욱 강력한 회복을 할 수 있다면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파월 의장은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좋은 정책 도구들을 갖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 발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권으로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보는 가운데 미국 또한 선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몇 달 동안 일을 잘했다. 가장 눈부시게 좋아진 플레이어”라며 “그러나 한 가지 점에서 그와 의견이 다르다. 그것은 마이너스 금리다. 나는 마이너스 금리 신봉자”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강연에서 대규모 경영 파탄이나 실업으로 인한 우려할 만한 시나리오를 설명하는 한편, 이러한 사태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정책 입안자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연 소득 4만 달러(약 4915만 원) 이하의 가계 중 약 40%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 상태가 길어지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가치가 떨어지고 인맥도 말라버리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경력이 손상 나거나 끝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해당 가계의 채무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미 전역에 있는 수천 개의 중소기업을 잃게 되면 많은 기업이나 지역의 리더가 평생에 걸쳐 쌓아온 일이나 선대로부터 계승한 사업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경기회복 추진력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경제에 대한 현재까지의 대응은 시의적절하고 적절한 규모의 것이었지만,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고 강한 하방 리스크에 직면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하면 마지막 장이 아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위기가 진정되고 경기 회복이 확고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보유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표명했다.
파월 의장의 경기에 대한 강한 우려로 뉴욕증시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2.17%, S&P500지수가 1.75% 각각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