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동성애 축제 영상을 보여준 교사를 비난하고 시위를 벌인 학부모 단체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 씨가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A 씨는 2017년 수업 중 자신이 참석한 퀴어문화축제에 관한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에 대해 학부모 단체는 ‘동성애 교육 교사를 즉각 파면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또 A 씨가 동성애 옹호, 남성 혐오, 동성애 조장 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내고 유인물을 배포했다.
A 씨는 학부모 단체와 대표를 상대로 1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2심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고 성명서에 발표하고 피켓시위를 한 것은 원고에게 심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불법행위”라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고도 아직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수업과는 전혀 무관하고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에 관해 이야기함으로써 학부모들에게 큰 걱정을 끼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점도 참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