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ㆍETN 빙하기 오나?...거래대금 반토막

입력 2020-05-12 17:22 수정 2020-05-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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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유가로 몸살을 앓은 ETP(상장지수상품) 거래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변동성 완화와 당국 규제로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투기성 자금 유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전날 종가 기준)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 거래대금은 각각 16조9459억 원, 1조282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29조5527억 원, 2조8033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반등과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쏠리던 투기성 자금 유입도 감소했다.

ETP 대표 상품인 ETF와 ETN은 모두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할 수 있다. 특히 특정지수나 자산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발행주체가 각각 자산운용사(ETF)와 증권사(ETN)로 다르고 만기 및 신용위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 차이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수단으로는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보다 괴리율이 양호한 ETF를 추천한다”며 “유가의 단기 급반등이 아닌 중장기 점진적 상승을 가정하고 원유 가격이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다면 원유와 관련된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거래규모 감소에도 원유 상품의 경우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 금액은 전월 대비 52.09% 증가한 반면 ETN에서는 67.65% 급감했다. 괴리율 폭등으로 일부 종목 거래가 정지되고 손실 위험이 커지면서 ETN으로 향하던 자금이 ETF으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ETF의 경우 지난달 원유 관련 종목이 상위권을 대다수 차지한 반면 이달 들어 코스닥 관련주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변화가 감지된다.

실제 ‘KODEX WTI원유 선물’(31.46%),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13.91%),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13.91%),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13.54%),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13.53%),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13.29%) 등이 높은 수익을 거뒀다.

반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59.84%),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41.94%), ‘신한 WTI원유 선물 ETN(H)’(27.8%),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18.79%), ‘대신 WTI원유 선물 ETN(H)’(17.6%), ‘미래에셋 원자재 선물 ETN(H)’(10.23%) 등이 ETN 시장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제재에 나서면서 거래규모 감소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투자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ETP 상품에 대한 기본예탁금 설정, 투자자 사전교육, 액면병합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1년에도 ELW(주식워런트증권)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지금처럼 금융당국이 규제 카드를 뽑아들었다”며 “이후 시장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이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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