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CDC는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백악관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노출됐으며,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하면서 그가 2주 동안 재택근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CDC는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며 “현재 증상이 없으며 상태가 괜찮다”고 설명했다.
CDC 측은 레드필드 국장이 노출된 인사가 누구인지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백악관 태스크포스(TF) 회의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에는 스티븐 한 FDA 국장이 코로나19 감염자에 노출돼 2주 동안 자가격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곧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 판정이 나왔다. FDA측 또한 한 국장과 접촉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케이티 밀러 부통령 대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밀러 대변인은 백악관 코로나19 TF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는 이 자리에 한 국장과 레드필드 국장 이외에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데비 벅스 백악관 조정관 등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핵심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러 대변인과의 접촉 정도나 여부에 따라 TF 안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우치 소장도 자체적으로 ‘완화된 자가격리’에 돌입한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확진 판정을 받은 백악관 직원과의 접촉 정도가 ‘낮은 위험도(low risk)’라면서 완화된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주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다. 또한 완전한 자가격리에 돌입한 레드필드 국장이나 한 국장과는 달리 혼자 쓰는 연구소 사무실에 출근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던 보건수장들이 잇따라 자가 격리에 들어갔지만, 감염 우려는 여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확진 판정이 내려진 밀러 대변인의 남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이다. 백악관 전체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빠진 것이다. 다만 CNN 방송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밀러 대변인의 양성 판정으로 백악관 내 접촉 내역에 따른 추적이 진행됐으며 남편인 밀러 선임보좌관을 포함해 접촉한 사람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