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성능개선의 핫키는 '하드웨어'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세계적인 CPU 제조업체인 AMD 가 블록체인 게임연합 (BGA)에 가입하며 블록체인게임을 위한 전용 하드웨어 공급 본격화를 선언했다.
고성능의 블록체인 기술을 요구하는 블록체인 게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범용의 CPU 대신 블록체인 전용 하드웨어(CPU, GPU 등)를 통해 블록체인 작업처리성능을 비약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것.
나아가 블록체인 게임생태계 확립을 위해 블록체인 게임연합의 회원사인 로봇캐쉬(Robot Cache), 울트라(Ultra) 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본격적인 블록체인 게임분야 진출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 협력관계에서 파트너사인 로봇캐쉬는 게임콘텐츠 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울트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게이밍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며 게임배포 플랫폼 시장점유 1위인 스팀(Steam) 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게임산업의 블록체인기술 적용은 유저들에게 온전한 아이템 소유권을 부여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디엡(dApp) 유저에게 아이템은 소유가 가능한 자산의 개념이 된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성능은 현재의 고사양 게임콘텐츠 구현이 불가능하며, 현재 유저들이 이용하는 게임 콘텐츠는 초창기 PC게임의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존 블록체인의 성능개선을 위한 시도는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왔다.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의 64%를 차지하는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최근 2.0 버전을 발표하며 최초 450TPS(Transaction Per Second)에서 3500TPS까지 성능을 개선했지만 이 속도는 대중적 기술상용화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블록체인 상용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하는 기술적 허들은 고사양의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성능이다. AMD의 블록체인 전용 하드웨어 역시 기존 블록체인 코어의 성능개선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며 정확한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성능개선을 위한 전용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노력은 AMD의 블록체인 전용 CPU 개발뿐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혁신기술인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분야에서 구글과 그래프고어 역시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
영국의 기술개발 전문업체인 그래프코어는 인공지능에 특화된 하드웨어 IPU(Intelligence Processing Unit)를 개발, CPU-GPU 조합보다 10~100배까지 성능을 개선했고, 구글 클라우드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는 머신러닝의 연산처리에 특화된 하드웨어로 그 성능은 CPU-GPU의 15~30배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전용 하드웨어에 대한 연구개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고성능 블록체인 가속솔루션을 제작하고 있는 미디움은 2018년부터 블록체인 연산처리성능을 하드웨어를 통해 비약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해왔고 금년 들어 결과물을 하나씩 내놓고 있다.
미디움은 하이퍼레저 패브릭기반의 독자적 기술력을 통해 기존의 블록체인 코어를 대폭 개선하여 성능을 저해하는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블록체인 가속 솔루션 MDL을 통해 블록체인 처리속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적용된 기술은 미디움의 MBPU(Medium Blockchain Processing Unit)으로 이는 AMD의 GPU처럼 블록체인 연산에 특화된 전용 하드웨어다.
올 5월 출시된 MDL3.0의 경우 최대속도가 3만 TPS에 달하며 이후 버전인 MDL5.0은 최대 5만 TPS 이다. 이는 현재 블록체인 속도의 6~15배에 해당하는 속도이며 블록체인기술로 글로벌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속도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혁신성과 기술적 장점에 대한 적용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에서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향후 블록체인이 혁신기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상용화수준의 성능구현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