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 사업자(MSO) 현대HCN의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돌입된 가운데 잠재적 원매자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잠재적 원매자로 통하는 이동통신 3사 등판 여부가 인수전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5월 말로 예정된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 업계 상위권 업체로 분류되는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이들 이동통신 3사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재편을 위해서 이들 3사가 4~6위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추가적 M&A 행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현대HCN의 매각전이 당초 시장 예상과 다른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전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다른 사업자에 대한 추가 합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 티브로드 합병법인에 집중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이 지난달 말 출범했는데, 당분간 양사 합병 시너지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SK텔레콤이) 현재까지 추가 합병과 관련해서 이렇다 할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속내는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추가 M&A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유보적인 입장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KT가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현대HCN의 주가가 전일 대비 15% 넘게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잠재적 원매자인 이통사 3사 중 SK텔레콤이 현대HCN에서 빠지면 인수전은 반쪽짜리 흥행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살만한 회사는 이통사 3사인데 이 중에 한 곳이 등판하지 않으면 가격 경쟁 열기는 그만큼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SK텔레콤이 이미 진출한 업계이다 보니 추가적 실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 등판 결정만 남겨둔 것일 수도 있어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SK브로드밴드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했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상향된 기업은 SK브로드밴드가 유일하다. 티브로드 흡수합병으로 유로방송시장 내 경쟁 지위 제고와 이익 창출 규모 확대가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