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재매각한데 이어 그룹 내 캐시카우(Cash Cow)로 꼽혔던 북센까지 매각했다. 웅진그룹은 북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8월 만기인 주식담보대출 변제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전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웅진북센의 지분587만3720주(지분율 71.9%)를 493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분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17.97% 규모다. 북센의 지분을 인수하는 곳은 2015년 맥쿼리증권 출신 정진혁 대표가 설립한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다.
북센은 국내 도서물류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6% 증가한 149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으나 파주 본사의 토지·건물 등 보유 부동산의 자산 가치만 978억 원에 육박하는 알짜회사다. 웅진코웨이 매각 후 핵심 계열사가 될 웅진씽크빅과의 시너지가 가장 높은 계열사로 꼽혔다.
그러나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재인수로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웅진코웨이 재매각과 동시에 결국 북센의 지분 매각도 결정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들이면서 외부 차입 등을 통해 1조9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던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재무 이슈가 발생했고, 또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인수와 재매각을 반복하며 얻은 손실은 최소 1000억 원대 중반인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7월 북센의 지분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웅진그룹은 북센 지분의 매각가를 1000억 원 정도로 고수했다. 이로인해 태은물류-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매각 가격 차이로 딜이 깨진 바 있다. 이번 딜은 웅진그룹이 원했던 매각가보다는 가격이 낮지만 웅진북센 주식을 매각일로부터 3년 사이에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게 됐다. 또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매각일로부터 3년이 지난 이후 제3자에게 매각하려 할 때도 우선 매수권이 있다.
웅진그룹은 매각대금을 지난해 8월 OK캐피탈로부터 받은 135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변제하는데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주사 웅진의 개별기준 총차입금은 2000억 원대에서 1000억 원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