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가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혀 글로벌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놓여서다. 정부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산 위기에 몰린 독일 루프트한자는 28일(현지시간) 독일과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4개 국가에서 100억 유로(약 13조3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루프트한자는 벨기에 국적 브뤼셀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스위스항공도 소유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올 1분기에만 12억 유로 손실을 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는 에어프랑스-KLM그룹에 110억 유로를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에어프랑스에 70억 유로, 네덜란드가 KLM에 최대 40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에어프랑스-KLM그룹은 에어프랑스와 KLM이 2004년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다른 정부들도 항공업계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정부도 연합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에 이달 초 30억 스웨덴크로나를 투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에 5억 유로를 지원하는 동시에 완전 국유화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정부 역시 지난달 최대 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항공업계에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항공사도 있다. 영국항공은 28일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직원 2만3000여명에 대해 무급휴가 조치를 취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영국항공의 모기업인 국제통합항공그룹(IAG)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46억 유로, 영업손실은 5억3500유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 대부분이 영국항공과 관련되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주요 금융기관에 각각 3000억 엔 규모의 대출을 신청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곳도 있다. 호주 2위 항공사 버진오스트레일리아는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호주 주 정부와 연방정부로부터 필요한 재정지원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