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어린이 괴질' 중환자가 속출해 우려를 낳고 있다. 가와사키병과 독성쇼크증후군 증세와도 비슷한 정체불명의 질환으로 환자 일부는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영 의료보장제도 국민보건서비스(NHS)는 27일(현지시간) 런던 북부 의료기관에 보낸 서한에서 전신성 염증을 나타내는 소아 중환자 보고가 속출하고 있다며 의료진의 주의를 당부했다.
NHS는 서한에서 "지난 3주간 런던을 포함한 영국 전역에서 다기관 염증 상태를 보여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소아과 환자들이 전 연령대에 걸쳐 확연히 증가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NHS에 따르면 환자 대다수는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았고, 여러 환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가와사키병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피부, 점막을 포함한 온 몸의 혈관계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장의 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 동맥의 염증이 발생하게 돼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이다.
NHS는 "보고된 환자들은 공통으로 독성쇼크증후군(TSS), 비전형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나타냈고, 혈액학적 소견은 중증 코로나19 소아환자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NHS에 보고된 소아환자는 12명으로, 일부는 복통,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나타냈으며, 심장 염증이나 혈액검사 이상 소견이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스페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꺾이면서 부모 동행을 조건으로 14세 이하 어린이들의 제한적 외출이 허용됐지만, 최근 건강에 별 문제가 없던 어린이들이 전신 염증 증상을 보이며 입원하거나 숨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괴질 주의보가 내려졌다.
스페인 현지 의사들도 "현 시점에서 이 질환에 대해 유일하게 아는 것은 코로나19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일반적 관련성이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체 불명의 어린이 중환자 괴질 사례는 최근 3주새 영국과 스페인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