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7일~5월 1일)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경제 충격파를 보여줄 핵심 경제 지표 발표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 있다. 3월부터 코로나19로 봉쇄조치가 본격화한 만큼 1분기 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충격이 예상보다 나쁘면 2분기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마이너스(-) 3.5%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는 30% 이상 역성장을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 수도 변수다. 지난주까지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5주 연속 계속됐다. 미 노동부는 23일(현지시간) 4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43만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50만 건과 비슷했다.
이에 최근 5주간 코로나19 사태로 265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1월부터 코로나 사태 전까지 새로 생겨난 일자리(2244만2000개)보다 더 큰 규모다. 수치상으로 보면 금융위기 이후 만들어진 일자리가 모두 사라진 셈이다. 다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WSJ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에서는 325만 명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제조업 위축 정도를 보여줄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월 개인소비지출 등도 발표된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S&P500 기업 중 약 140개사가 이번 주에 실적을 내놓는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표 기술 기업을 비롯해 캐터필러, 보잉, 화이자, 페이스북, 구글(알파벳), 테슬라 등 굵직한 기업이 등판한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대형 에너지기업의 실적 및 원유시장에 대한 평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받는 렘데시비르를 보유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중앙은행 3곳이 이번 주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 3개 경제권역의 중앙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혼란에 맞서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준은 오는 28~29일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이는 1월 이후 처음으로 정례 FOMC가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연준은 지난 3월 정례 FOMC를 취소하는 대신 여러 차례 임시 FOMC를 열어 그만큼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연준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다시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일련의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와 기업·가계 지원 대책을 펼쳤다. 이에 연준의 자산규모는 6조5700억 달러(약 8110조 원)까지 팽창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주 FOMC에서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에 경기침체와 회복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ECB는 30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이번 주 회의에서 주요 정책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ECB는 최근 올해 자산매입 규모를 1조 유로(약 1330조 원) 이상으로 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지난주 긴급이사회에서 일부 정크본드(투기등급)도 은행 대출 담보로 인정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 대부분은 ECB가 현재 7500억 유로인 ‘팬데믹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오는 9월에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주로 그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CB가 지난주 정크본드를 담보로 인정한 것에 이어 아예 자신의 자산매입 대상에 투자등급이 안 되는 채권을 포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소식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중국에서 실시된 임상이 실패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초기 보고서가 실수로 노출된 이후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잠재적 치료제로 테스트되고 있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남성생식에 이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선전 산부인과·아동건강관리병원과 선전 제2인민병원의 연구에서 28마리의 수컷 쥐에게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결과 이들 쥐의 정자 수와 운동성이 하향 추세를 보였다. 정자의 이상도 많아졌다. 다만 이 연구는 ‘동료 검토’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한편 조지아와 텍사스 등 미국의 일부 주에서 경제 부분 재개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미국 내 몇몇 주가 경제 정상화 1단계 조치에 돌입하고 있다. 조지아, 알래스카, 오클라호마주는 예약제 및 출입 인원 제한 등을 내걸고 음식점, 미용실, 이발소, 헬스시설 등에 대한 영업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테네시주에서는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식당과 소매점의 영업이 허용될 예정이며, 미주리주는 내달 4일부터 음식점과 미용실을 비롯한 일부 업종의 영업이 재개된다.
27일에는 4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28일에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와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 지수가 발표된다. 알파벳과 캐터필러, 화이자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29일에는 FOMC 결과가 나온다. 1분기 GDP와 3월 잠정주택판매 등이 발표된다. 보잉과 MS,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30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나온다. 3월 개인소비지출 및 개인소득, 4월 시카고 PMI도 발표된다. 애플과 아마존, 길리어드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5월 1일에는 ISM 및 마킷의 4월 제조업 PMI와 3월 건설지출 등이 발표된다. 엑손모빌과 셰브런이 실적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