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주절벽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이르면 2022년 일감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3일 해운ㆍ조선업 2020년도 1분기 동향 보고서에서 “조선업의 수주 부진은 약 2~3년 후 생산 충격으로 나타난다”며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2년 후 일어날 수 있는 일감부족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수주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감소한 36만CGT를 기록하자, 향후 일어날 사태에 대해 미리 경고한 것이다.
실제 수주절벽 사태가 발생했던 2016년 당시 우리나라 조선 건조량은 1234만CGT로 양호했다. 하지만 2년 후인 2018년에는 770만CGT에 그쳤다. 2003년 이후 최저 생산량을 기록한 것이다.
조선업 경기가 침체되자 당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었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 2022년 인도 계약분으로 최소 500만CGT를 추가로 확보하지 않으면, 일감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초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수주량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생겼다.
첫 수주전에서 중국의 후둥중화조선에 밀렸지만,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은 조만간 진행될 추가 발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둥중화조선의 LNG 운반선 연간 생산능력은 5척 수준에 불과하다. 추가 수주 여력이 없다”며 "카타르가 50척 안팎은 추가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중 대부분은 한국업체들이 나눠서 수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들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0척 수준이다.
다만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유동성, 고용, 협력업체 문제 등에서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는 신조선 수요를 일시적으로 축소시키며 수요시점이 연기되는 효과가 있을 뿐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선박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위기 대응책 수립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불균형한 일감 배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