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늦어도 올 7월부터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행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예정보다 미뤄졌던 미스터리쇼핑 일정을 상반기 내로 잠정 확정하고, 시행·평가와 관련된 기획안을 작성 중이다. DLF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고령 피해자가 많았던 것을 감안해 올해 미스터리쇼핑에서는 불완전판매 항목을 집중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가라앉으면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권고사항을 지키면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할 것”이라면서 “금융상품이 점점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불완전 판매를 중요하게 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은 올 초 발표한 ‘2020년 업무계획’에서 미스터리쇼핑 결과 특정 기준에 미흡한 점수를 받은 금융회사를 부문검사대상으로 우선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스터리쇼핑에서 위험요인이 발견될 경우 회사 경영진과 면담 과정을 거쳐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현장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미스터리쇼핑과 금감원 검사 간 연계를 강화해 금융상품 개발이나 판매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초반부터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미스터리쇼핑은 암행평가라고 불린다. 전문 용역기관의 조사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구매하면서 투자자 보호 방안 준수, 적합성 보고서 제공, 유의 상품 권유 시 확인 의무 등의 항목을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적극적인 미스터리쇼핑 시행으로 금융소비자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판단, 올해 미스터리쇼핑 예산을 작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전국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암행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스터리쇼핑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의 미스터리쇼핑은 일부 지역 판매점의 특정 상품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상품이라도 조사요원들이 놓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스터리쇼핑의 근본적 목적은 불완전판매 행위 적발이 아니라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금융회사에 신속하게 전달해 스스로 시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정기적인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