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공동 또는 각자 대표 체제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체제 공고화와 세대교체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PEF운용사인 SG프라이빗에쿼티는 임현성 본부장을 부사장 겸 각자 대표로 선임하며 최창해·임현성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2012년 설립된 SG PE는 그간 공동 창업자인 최창해 대표와 김진호 대표가 7년간 공동 운영해오다 지난해 김 대표가 투자 부문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최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로 바꾼 바 있다. 임 대표는 SG PE의 초창기 멤버로 이전에는 KTB투자증권에서 최창해 김진호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
구조조정 전문 PEF 운용사인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도 최근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회사는 이달 초 나종선 전 연합자산관리(유암코) 구조조정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오퍼스PE의 운영 부문을 담당하게 된 나 대표는 우리은행 출신으로 외환위기 때부터 약 20여 년간 대기업 구조조정과 워크아웃 진행을 맡은 인물이다. 나 대표 영입으로 오퍼스PE는 구조조정 전문 PEF라는 타이틀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퍼스PE는 현재 NH투자증권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인 기업 재무안정 블라인드펀드(3061억 원)를 운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견 PE의 대표 체제의 변화가 세대교체와 경영체계 공고화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찌감치 VIG파트너스는 2018년 박병무·신재하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철민·안성욱 부대표를 공동대표로 승진시키면서 4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새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2세대로 전환에 나섰다. 진대제 스카이라에크인베스트먼트 회장과 민현기 사장이 신설회사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PEF라는 게 결국 인맥 싸움인데, 대표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한다는 이미지보다는 체계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펀드레이징한다는 이미지를 위해서는 공동대표가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