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출렁였다. 장중 변동폭으로는 한달만에 최대치다. 한때 1240원을 돌파해 20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후 위중하다고 CNN이 보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 위원장은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외환당국의 환시개입과 함께, 정부에서는 김정은 신변 이상설은 사실이 아니고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CNN도 직접 사실확인은 불가하다고 밝혔고, 미국 매체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확인중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1%대 급락세를 보이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코스피를 이틀째 매도했다. 수급상으로는 롱(달러매수) 포지션이 많았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성 달러매도 물량이 나왔고, 롱스탑 물량도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선물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이어, 김정은 위원장 관련 뉴스가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원·달러는 당분간 상승쪽이 편해보인다고 봤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 의지도 강해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다면 모를까 1240원 정도가 고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1222.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220.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20.4원에 달해 3월23일(20.5원) 이후 한달만에 가장 큰 출렁임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9.0/121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2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김정은 위원장 관련 뉴스가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추가가 하락했고 환율도 리스크오프 심리를 반영했다. 이후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도 있었고, 북한 내부적으로 특이 동향이 없다는 뉴스가 계속 보도되면서 고점 대비 10원 넘게 상승폭을 줄였다”며 “1240원대에서 롱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였던데다 1230원대 중반부터는 차익실현성 달러매도도 나왔다. 롱스탑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리스크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예측이 어려운데다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가도 조정받는 상황이다. 외부적 요인들에 의한 불안심리로 환율도 아래쪽 보단 위쪽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의 관리만 없다면 1240원선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김정은 위독설로 환율이 많이 올랐다. 다만 확실한 근거가 없었고, 정부도 괜찮다고 밝히면서 상승폭을 크게 줄인후 방향을 탐색하는 흐름이었다. 상단에서는 당국의 개입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너스 유가로 롱(달러매수) 심리는 여전히 살아있다. 김정은도 아픈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롱심리가 강했던 상황에서 상승 테스트를 해봤고 결국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달러는 위가 편해 보인다. 김정은이 사망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원·달러는 올라봐야 1240원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5엔(0.14%) 떨어진 107.48을, 유로·달러는 0.0025달러(0.23%) 내린 1.083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6위안(0.07%) 오른 7.095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98포인트(1.00%) 급락한 1879.3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850선을 밑돌기도 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295억30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째 순매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