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1일 발표한 '코로나 19 사태의 건설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 투자가 지난해보다 3.2~6.2%(1조9000억 원~10조1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건산연은 올해 건설 투자가 2019년(약 260조 원)보다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 19 충격이 더해지면서 그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건산연 전망이 맞는다면 건설업계는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 맞먹는 불황에 빠질 수 있다. 1998년과 2008년 건설투자는 각각 전년 대비 13.2%, 2.7% 감소했다.
건설투자 위축에 따른 후속 충격도 만만찮다. 건산연은 코로나19로 건설업 일자리가 2만1000개에서 11만1000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 투자 감소에 따른 산업 생산액 감소 효과도 3조8000억~20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업은 고용 유발효과가 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연구진은 공공 인프라 투자를 늘려 민간 건설투자 급감 충격을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예산)에 인프라 분야 투자를 포함하고, 내년도 본예산에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5조 원 이상 늘리자고 제시했다. 특히 의료ㆍ재난 대응 인프라와 특별재난지역 개발 사업 등을 핵심 투자 영역으로 꼽았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예비 타당성조사와 지방재정 투자사업 심사도 완화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 제언이다.
이승우 건산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투자까지 크게 위축된다면 국가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위기에는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필요하며 현재의 긴급 처방 이후 본격적인 경제 회복에서는 건설투자 확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