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현지 의료진을 위해 안면보호대를 생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GM과 포드, 토요타 등 완성차 업계가 의료장비 생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도 동참한 것이다.
21일 외신과 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미국법인(KMMG)은 전날(현지시간)부터 조지아 공장에서 안면보호대의 일종인 '페이스쉴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얼굴 전체를 가려 침방울(비말)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는 장비다.
기아차는 한 달에 20만 개 가량의 안면보호대를 만들어 조지아, 앨라배마, 뉴욕, 캘리포니아주 의료 시설과 정부 기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안면보호대 생산은 현재 휴업 중인 기아차 조지아 공장 소속 직원이 담당한다. 조지아 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가동을 멈춘 상태다. 기아차는 자원한 직원을 대상으로 급여와 안전 장비를 지급하고 생산 업무를 부여했다.
기아차 북미법인은 ‘액셀러레이팅 더 굿(Accelerate the Good)’ 사업을 확대해 안면보호대 생산에 적용했다. 이 사업은 전국의 집 없는 청소년을 지원하는 단체에 100만 달러(약 12억2700만 원)를 기부하는 활동이다.
의료장비 생산에 앞서 기아차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전역의 의료시설에 N95 마스크와 장갑을 기증한 바 있다.
윤승규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미국의 용기 있는 의료진을 보호할 안면 보호대를 제작할 수 있도록 회사의 제조 능력과 재능을 사용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기아차 직원들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의 최전선에서 모든 것을 바치고 있는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미국에서는 자동차 업계가 연이어 의료장비 생산에 나서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GM에 인공호흡기를 생산하도록 지시했고, GM은 8월 말까지 인공호흡기 3만 개를 생산해 정부에 납품할 계획이다.
포드 역시 안면 보호대 생산을 시작해 지역 병원에 공급 중이고, 의료기기업체와 손잡고 인공호흡기와 산소호흡기의 디자인 개량 작업에도 착수했다.
토요타 미국 법인도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한 안면 보호대를 15일부터 지역 의료계에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