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커피 수요가 늘면서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의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3월에 전월 대비 10% 뛰었다. 국제선물거래소에서 3월 커피 원두 가격도 전월 대비 8.8% 오른 파운드당 1.16달러에 거래됐다.
CNBC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급망 붕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커피 소비가 급증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49개 커피 원두 수입 및 수출 국가를 대표하는 국제커피기구(ICO)는 “글로벌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이라면서 “운송 등 공급 우려가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당분간 커피 원두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년 동안 커피 원두 가격은 하락세를 보여왔다. 2016년 이래 커피 원두 가격은 10여 년 간 평균 가격보다 30%가량 떨어졌다. 3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파운드당 1.12달러를 웃돌았지만 2011년 기록했던 최고치 3달러에는 훨씬 못 미친다. ICO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세계 2500만 명의 커피 원두 농부들이 운영비조차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소득이 감소하면서 생계 유지 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로 상황은 달라졌다. 여기다 식품 안보가 부상한 점도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 소비국을 중심으로 커피 원두 재고를 쌓아두고 선주문에 들어갔다.
미국 커피 전문 블로그 스프러지닷컴(Sprudge.com)이 이달 3일부터 약 2주간 소비자 47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한 468명의 하루 커피 소비량은 평균 2.77잔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 제한령이 내려지기 전에는 하루 평균 2.45잔을 마셨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 증가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지난달 미국 소비자의 주간 커피 원두 구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최고 73.3%까지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ICO의 분석 결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지난달 커피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6%, 29.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