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대혁명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확실시…물 건너가는 ‘바오류’

입력 2020-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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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코로나 충격에 1976년 이후 첫 감소 전망…5월 개최 예상 양회서 대규모 부양책 펼칠지 주목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1분기 예상치 마이너스(-) 6%. 출처 블룸버그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1분기 예상치 마이너스(-) 6%. 출처 블룸버그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이 40여 년 만에 첫 역성장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대규모 부양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역사적인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6%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이 6.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반대로 나아간 것이다. 예상대로 중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다면 이는 1976년 마오쩌둥 사망과 함께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44년 만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1분기 GDP 증가율이 -11%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고속성장 시대를 누려왔다. 1984년은 15.2%로 사상 최고 경제성장률을 찍었다. 그러나 2010년 10.6%를 끝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나서 감속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시 주석은 2014년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를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경기둔화를 새로운 현실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로 ‘바오류(保六·6%대 성장률 유지)’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중국 지도부는 거센 역풍에 직면하게 됐다. 올해까지 GDP와 1인당 국민소득을 2010년 대비 2배 늘린다는 공산당의 장기 목표를 달성하려면 바오류 유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충격적인 GDP 발표 이후 중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이다. 코로나 충격에 맞서고자 속사포처럼 대형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는 미국, 유럽과 달리 중국 당국은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특정 목표 중심의 부양책과 통화정책 완화를 펼쳐왔다. 그러나 1분기 지표가 나오면 중국 정부가 지금처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로 미뤄진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5월에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양회에서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목표가 발표되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들이 승인됐다. 이에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조 위안(약 693조 원)에 달하는 부양책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감세와 정책금리 조정, 은행 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 정부지출의 일부 증가 등 통상적인 정책만을 펼쳐왔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바오류를 지키고자 무리하게 대규모 부양책을 펼치기보다는 지금처럼 신중하게 나아가는 것이 더 좋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경제·비즈니스 담당 선임 고문은 “중국 정부가 과도하게 경기부양책을 펼쳐도 경제는 단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그 결과는 상당한 지출 낭비와 부채 축적뿐이다. 낮은 생산성이라는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도 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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