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까지 나선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ㅋㅋㅋ' 채팅창 도배

입력 2020-04-16 14:12 수정 2020-04-16 14: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용산초등학교 원격 수업 가보니…교사, 보호자, 학생 모두 '낯선 풍경'

▲전국 초등학교 4,5,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2차 온라인 개학을 한16일 서울 용산초에서 5학년 창의반 송미경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전국 초등학교 4,5,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2차 온라인 개학을 한16일 서울 용산초에서 5학년 창의반 송미경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OO야. 음소거 해 놓은 것 맞니? 자꾸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데…"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초등학교 5학년 '창의반' 교실. 16일 사상 첫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을 한 오전 9시 30분, 원격으로 새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을 만난 22명의 초등학생은 각자의 화면이 켜지자 일제히 흥미로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손자 도와주려던 할머니, 낯선 온라인 수업 = 시작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맞벌이 가정의 조부모가 '원격수업 도우미'를 자처했지만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학생의 할머니가 손주의 컴퓨터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직접 해결하고자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할머니는 수업 내내 "소리가 왜 안 들리지?", "이거 소리 나오는 거 맞아?" 등을 연발했고, 고스란히 교사의 영상을 통해 전달됐다.

결국 송미경 담임교사는 쉬는 시간에 해당 학생과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할머니에게도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송 교사는 할머니가 줌에서 스피커 설정을 바꾸는 법을 완벽히 익힐 때까지 매번 전화를 걸어 상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도배'에 '하품'까지 면학 분위기 사라진 화상 교실 = 온라인 개학에 앞서 교육당국이 신경 쓴 '온라인 에티켓'(네팃켓) 준수 교육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송 교사는 ‘인터넷 수업 예절’ 자료를 띄운 화면을 학생들과 공유하면서 "채팅에서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첫 온라인 수업이 신기한 학생들은 수업 도중 채팅 창에 'ㅇㅋ', 'ㅇㅇ', 'ㅋㅋㅋㅋㅋ' 와 같은 인터넷 채팅 용어 등을 반복해서 쓰는 이른바 '도배행위'를 지속했다.

송 교사는 "교실에서는 여러분이 무엇을 하는지 (선생님이) 볼 수 있지만, 원격수업에서는 볼 수 없다"며 "몰래 게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는 친구들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연신 하품을 내뱉는 학생들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원격 수업 방식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아이들의 불참 사태도 벌어졌다. 전용재 교장은 "개학식에 불참한 5명은 혼자 줌에 접속을 못 했거나 개학식을 잊고 1교시 수업 채팅창인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용산초는 실시간 쌍방향뿐만 아니라 과제 제시형과 단방향 학습콘텐츠 활용형 수업을 병행해 운영할 예정이다.

김경미 용산초 교무부장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간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다만 접속량 과다로 인한 오류를 막기 위해 학년별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작 시각을 분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4,857,000
    • +4%
    • 이더리움
    • 4,415,000
    • -0.52%
    • 비트코인 캐시
    • 607,000
    • -2.18%
    • 리플
    • 813
    • -3.21%
    • 솔라나
    • 304,300
    • +6.55%
    • 에이다
    • 833
    • -1.65%
    • 이오스
    • 775
    • -4.08%
    • 트론
    • 232
    • +0.87%
    • 스텔라루멘
    • 153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2,600
    • -3.62%
    • 체인링크
    • 19,520
    • -3.94%
    • 샌드박스
    • 407
    • +0.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