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청년주택 10만 호 공급… 통합, 채용청탁·고용세습 근절 = 여야 각 정당은 청년계층이 이번 총선의 ‘스윙보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일찍부터 ‘청년’을 화두로 내세웠다. 다만 접근 방식은 정당마다 차별화한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층의 ‘주거문제’에 초점을 둔 반면, 미래통합당은 ‘일자리 창출’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있다. 정의당은 실질적인 ‘소득’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1인당 3000만 원의 기본자산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가장 전향적인 모습이다.
여당인 민주당의 대표적인 공약은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 조성 사업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와 구도심 재생사업 등 정부 사업을 활용해 입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것 외에도 청년·신혼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신설하는 등 맞춤형 주거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아울러 대학일자리센터 지원 확대,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확대 등 취업지원과 함께 청년기본법 시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청년특임장관 신설 등을 약속했다.
통합당의 청년 분야 공약은 일자리 문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기업규제 해소를 통해 청년세대의 취업난을 덜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당이 내놓은 대표적인 청년공약은 ‘고용세습·취업청탁 방지법 제정’이다. 또 통합당은 최저임금제도를 개편하고 유연근로제 확대 등으로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밖에 청년스타트업공제회, 창업재도전지원위원회 등 청년들의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돕는 방안도 공약집에 담았다.
정의당은 만 20세 모든 청년에게 3000만 원의 기초자산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급 대상은 연평균 48만 명이며, 향후 4년간 연평균 14조5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의당의 설명이다.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과세를 강화하고 유사·중복 청년예산을 통합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의당은 △월 20만 원의 청년 주거수당 지급 △신규 학자금대출 무이자 지원 △병사 월급 최저임금 50% 연동 등 직접적인 소득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여야 ‘디지털성범죄 방지’ 초점… 정의 ‘김지영법’ 제정 눈길 = 민주당의 여성 분야 공약은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와 여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을 이룬다. 또한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보호,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을 위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해자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동의가 없는 경우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당 데이트폭력과 디지털성범죄 등 신종 여성 범죄 방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법경찰관이 즉시 현장에서 데이트폭력행위를 제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와 신변보호 조치 등 지원제도를 강화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영상을 이용한 협박을 성폭력 처벌 대상에 포함해 성폭력 피해자와 동일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한편, 몰래카메라로 악용되기 쉬운 초소형 변형카메라를 등록·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키로 했다.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 방안은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공통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를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고학력·고숙련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재직 중인 여성에 대한 노무상담 지원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각 지역에 ‘IT 거점센터’를 지정해 코딩 교육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IT관련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의 여성 분야 공약도 ‘일자리와 임금’으로 요약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82년생 김지영법’으로 이름 붙인 성별임금격차해소법 제정이다. 기업들의 성차별임금을 공시하도록 하고 정부에 후속 대응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성차별에 대한 처벌 수위를 현행 과태료 처분에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스토킹범죄 처벌법 등 여성에 대한 ‘젠더폭력’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