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두고 국내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의 평가는 인수 가격에 대해서는 엇갈렸으나, 대체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사업다각화와 KB생명의 자본확충 활용 등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10일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기초매매대금 2조2650억 원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가격을 합산한 값으로 인수가격이 결정되는 ‘락 박스’(Locked-box) 방식이 반영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집계된 푸르덴셜생명의 자기자본은 2조9135억 원으로, 기초 거래대금으로 산정된 2조2650억 원을 넣어 계산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78배 수준이다.
인수 가격을 두고서는 적정하다는 평가와, 생명보험 산업에 대한 M&A(인수합병)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고 푸르덴셜생명의 수익성 역시 높지 않은데에 반해 다소 높다는 평가로 엇갈렸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금액이 최대 2조4000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지만 2019년 자본총계 대비 0.76~0.82배 수준으로 오버페이 논란은 없을 것”이라며 ”2019년 RBC 비율은 425%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사측에 따르면 K-ICS 도입 후에도 최고 수준의 지급 여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생명보험 산업에 대한 우려가 여느때보다 높은데다 생보사들의 가치 급락에도 불구하고 푸르덴셜생명은 인수 PBR은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PBR 0.22배의 3.5배에 달한다”며 “생명보험 산업에서 향후 규모의 경제 확보가 관건인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의 규모상 열위는 향후 실적 개선 여력에 있어 불확실성을 높아 단기적으로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수자금 조달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는 단기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KB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6.0%로 다소 높은 편이다. 인수자금을 전액 차입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인수 직후 이중레버리지는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30%를 상회하게 된다. 그러나 신평사와 증권사들은 푸르덴셜생명으로부터 추가로 유입가능한 배당 수익 등으로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자본성증권 의존도가 낮아 자본성증권 발행 등을 통해 이중레버리지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자회사들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푸르덴셜생명의 최근 3개년 평균 현금배당액이 633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푸르덴셜생명으로부터 추가로 유입 가능한 배당수익 등을 감안해 재무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평사와 증권사들은 사업 다각화 측면, ROE 제고 및 KB생명 자본확충 활용 등의 측면에서 이번 인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신용등급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중 가장 취약점이던 생보 비즈니스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추가 자본이 필요한 KB생명의 자본확충에 활용될 수도 있고 유상증자 없이 연간 1000억 원 내외의 그룹 이익이 확대될 수 있어 KB금융지주의 ROE가 소폭이나마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해 주가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윤기 한신평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AAA안정적) 신용등급에는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주변경이 푸르덴셜생명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피인수 후 자본적정성이나 수익성, 자산 건전성 등 재무지표가 저하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