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가 9일(현지시간) 9시간 넘게 긴급 화상회의를 진행해 5~6월 하루 1000만 배럴 감산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멕시코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10%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감산안을 주도했으나 멕시코의 합의 거부로 감산이 위태로워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OPEC+ 회원국 대표는 “우리는 10일에 새로운 회의를 여는 대신 주요20개국(G20) 에너지장관 회의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G20 의장국인 사우디는 지난달 시작된 러시아와의 유가전쟁을 끝내고 원유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이날 OPEC+회의와 10일 G20 회의를 요구했다.
잠정 합의에서 OPEC+ 회원국 중 가장 많이 원유를 생산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250만 배럴씩 총 500만 배럴의 감산을 맡기로 했으며 다른 회원국에는 산유량의 23% 감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 제안된 감산폭은 하루 40만 배럴이었다.
그러나 합의를 불발시킨 멕시코의 로시오 날레 가르시아 에너지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트위터에 “우리는 하루 10만 배럴을 감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후퇴에도 여전히 OPEC+는 감산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원유수요가 이미 엄청나게 줄어든 상황에 지난달 유가전쟁까지 벌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사수도 위태로울 지경이다.
2016~2018년 OPEC+ 회의에 참여했던 알도 플로레스 퀴로가 전 멕시코 에너지부 차관은 “멕시코는 원유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며 “감산은 필요하며 가능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내외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자국을 비판했다.
시장의 초점은 G20 에너지장관 회의로 옮겨졌다. G20에는 OPEC+에 속하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가 있다. 만일 이들이 최대 500만 배럴을 감산한다면 이날 합의 실패에도 유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