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추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던 양상과 달리 우량주 매수에 나서면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자금줄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7조1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달 12일까지 10조 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역대 최대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5일 6조40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26일(6조4300억 원)부터 7거래일 연속 증가해 7조 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대출받은 자금을 의미한다. 상승장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신용거래 활용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진 후 7일 장중 1820선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최저 419.55를 찍은 후 600선까지 회복했다. 이 기간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4조 원, 코스닥시장에서는 7100억 원을 사들이며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양상도 바뀌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우량주도 사들이고 있다. 7일 기준 신용비율 상위 종목에는 SK케미칼우(8.07%), 엠케이전자(9.38%)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테마주로 분류된 웰크론(14.61%), 한국유니온제약(10.98%), 한국알콜(9.59%) 등에도 투자하며 혼재된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융자잔고 기준으로는 우량주 투자가 압도적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기준으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3128억 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세 배가량 증가했고, SK하이닉스(1180억 원)도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단순히 낙폭과대주 혹은 테마주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국내 대표 종목 위주로 신용매수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급락한다면, 이를 버티지 못하고 청산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