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소영 서울대 교수, 이광주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3일 한은 노동조합(노조)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차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선호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3인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영경 전 한은 부총재보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선호도가 낮았다.
우선 184명(71.3%)이 찬성한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관리능력과 성품도 최고로 꼽혔다. 또, 통화정책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풍부한 실무경험, 한은 출신으로서 직원들의 입장을 잘 헤아릴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내부 출신에 따라 총재 의견을 쉽게 따를 가능성은 단점으로 꼽혔다.
152명(58.9%)이 찬성한 김소영 교수는 풍부한 학식과 경험, 한은과의 다수 협업 경험으로 업무와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관련 연구 경험이 많고 인품도 훌륭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정부 정책과의 부조화, 반노동 친기업적 정책이 예상되는 인물이라는 비판론도 있었다.
이광주 전 부총재보는 통화정책에 탁월한 식견과 풍부한 실무경험, 직원들로부터의 높은 신망을 꼽았다.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인 데다, 가장 합리적인 사람으로 꼽혔다. 다만, 연령이 너무 높아 상명하복 가능성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영경 전 부총재보는 정책 및 경영관련 의사결정시 상명하복 또는 외부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부총재보 재직 경험 등으로 통화정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는 긍정 평가도 있었다.
반장식 전 수석은 통화정책과 중앙은행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기업은행장 내정설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어차피 정부 출신이 올 거라면 힘 있는 인사가 좋을 듯해 찬성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은 독립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했다. 금융관료 출신으로 중앙은행 임무 달성에 부적합하다고 봤다. 다만, 평판이 우수하고, 금융전문가로서의 자질도 갖췄다는 평가다. 정부와의 정책적 연계성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김영근 한은 노조 위원장은 “언론에 주로 회자되는 분들을 대상으로 후보를 선정했으며, 노조 집행부의 견해 없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그대로 담았다”며 “일부 한은 출신 인사들이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 중 유학 등으로 빠진 분들이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에 들어간 분들도 있어 응답률은 좀 낮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의 한은 노조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실시했으며, 응답자는 361명이었다.
한편, 오는 20일 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금통위원이 임기만료를 이유로 퇴임할 예정이다. 각각 한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가 추천한 위원들이다. 한은 금통위원은 7명으로 당연직인 총재와 부총재를 비롯해 앞선 4곳과 은행연합회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부총재(3년)를 제외한 금통위원들의 임기는 4년이며, 무더기 교체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1회에 한해 한은과 금융위 추천 금통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또, 실제 임명과 관계없이 후임 금통위원 임기는 기존 금통위원 임기 종료 이후 곧바로 시작된다. 통상 금통위원 임명은 늦어도 기존 금통위원 임기 종료 1주일 전에 발표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