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었다. 사업보고서에는 ‘생존’, ‘변화’, ‘도약’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현재의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증권사 상위 10개사(자기자본 기준)는 올해 주요 사업 목표로 △글로벌 확장 △디지털 혁신 △자산관리 서비스를 꼽았다. 이들은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업황 불황도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와 파생시장 위축이 더해지면서 활로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은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해외상품소싱과 신시장 영업기간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해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고, KB증권도 “해외 자회사들에 대한 자본규모 확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해 아시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일부 기업의 경우 핀테크를 활용한 신기술 금융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젊은 고객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과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단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반 자산관리 영업을 활성화하겠다”, 삼성증권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해 성장성이 예상되는 대중 부유층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전했다.
고액 자산가에게 개인연금이나 신탁, 랩어카운트 등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 부문도 수익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액 자산가 전용 센터(오블리제클럽, 프리미어블루)를 오픈하거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코로나19로 지수가 급락하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IB수수료와 트레이딩 손익이 타격을 받았다”며 “영업 제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