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책자에 따르면 2019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일평균 잔액 기준 RP매도 규모는 각각 54조8000억원과 2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RP거래(92조6000억원)의 90%를 차지하는 것이다. 전년 85.9%와 비교해서도 4.1%포인트 늘었다.
이는 우선 채권형 헤지펀드가 RP시장을 통해 레버리지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RP매도를 통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국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레포(Repo)펀드의 경우 여유자금을 단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법인,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았다. 레버리지 투자에는 국채 선물시장을 활용한 현·선물 차익거래와, 채권 장단기 스프레드 거래, 신용 스프레드 거래 등이 있다.
레버리지 투자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금융채나 회사채를 담보로 채권대차시장에서 국채 등을 조달하는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차익기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차채권의 상당부분이 RP거래로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2010년에서 2019년중 채권대차 잔고와 기관간 RP 잔고간 상관계수는 0.95에 달한다.
증권사의 자산확대 과정속에서 자금조달 수단으로 RP매도를 활용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 속에서 증권사는 금리하락을 예상해 적극적으로 채권보유를 확대했으며, 부동산 등 대체투자도 활발했다. 실제 증권사 자산규모는 작년 9월말 현재 480조3000억원으로 전년말(430조8000억원) 대비 11.5% 증가했다.
이밖에도 자금공급 측면에서는 주요 RP매입기관인 은행의 유동성 여건이 양호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정훈 한은 자금시장팀장은 “증권사 등 자산조달 측면에서 채권 헤지펀드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자산확대가 RP시장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