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과 염해로 주요 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에서의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재기까지 일어난 탓이다. 쌀값 상승이 지속되면 쌀을 수입하는 아시아·아프리카의 물가를 끌어올려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국 무역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월 하순 태국산 쌀의 수출 가격은 t당 약 550달러로 2013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베트남산 쌀 역시 t당 400달러를 넘어 201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쌀은 세계에서 연간 5억t 정도가 생산되는데, 내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밀 등에 비해 교역량이 적으며, 국제 수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쉽게 영향을 받는다.
태국과 베트남은 세계 2·3위 쌀 수출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태국의 수출량은 약 1110만t, 베트남은 약 660만t이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23%, 14%다.
태국의 무역단체는 올해 쌀 수출량이 750만t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산도 연간 수출량이 크게 늘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주원인은 벼농사에 필수적인 물 부족과 경지면적 축소다. 닛케이에 따르면 태국의 쌀 주산지인 차오프라야강 상류 지역의 강우량은 지난해 8월 이후 평년 대비 약 30%가량 감소했다.
댐 건설도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의 쌀 주요 산지는 메콩강 하류에 있는데, 메콩강 상류인 중국 남부에서는 11곳의 댐이 가동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하류의 수량이 줄어 바닷물이 역류하며 염해가 일어났다.
태국시암상업은행(SCB) 산하 연구소 SCB이코노믹인텔리전스센터(EIC)는 “만일 가뭄이 6월까지 지속된다면 2~7월 태국의 쌀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반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시화로 인해 경작지가 줄고 있다는 점도 쌀값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베트남 농업지역개발부에 따르면 벼농사가 가능한 경작지의 면적은 지난해 10월 기준 747만ha(헥타르, 1㏊=0.0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0월 대비 9만2300ha(1.2%) 줄어든 것이다.
닛케이는 쌀값의 상승은 수입국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쌀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