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희 두산중 대표 "1조 빨리 갚고, 신사업 50%까지 늘리겠다"

입력 2020-03-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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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사내이사 연임…남익현 감사위원 선임안 부결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존 위협을 받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1조 원 상환에 속도를 내고 안정적 수익구조 유지, 신사업 확대 등으로 재도약하겠다고 선포했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부사장)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부의 지원에 더욱 부흥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차입금 지원 1조를 빠른 시일 내로 갚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의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면서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를 비롯해 수소, 3D 프린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신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스터빈 등 기존 주력 시장의 점유율 확대는 물론 진입장벽이 높은 신시장에 대해서도 적극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주총에서 경영 상황을 두고 노조와 주주, 경영진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승배 두산중공업 노조 지회장이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지난 27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회사에 1조원 긴급자금 대출을 결정했다"면서 "만약 이것도 잘못됐을 땐 더 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는데 이를 대비한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대표는 "1조 원 범위에서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채권단과 협의해 구체적인 자금 집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지회장은 "상황을 카드 돌려막기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면서 "노조도 신한울 3·4호기 재계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오히려 남의 회사일 처럼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대표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원전 사업 등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됐지만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재개되면 이 공사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 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직원의 고통분담에도 불구, 현 상황에 맞지 않다"이라며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원안대로 의결됐다.

또 이날 주총에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과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다만, 남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향후 유상증자 등에 대비해 자본금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도 통과시켰다. 자본금 한도는 기존 2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5배 늘어났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각각 기존 대비 4배인 2조 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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