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당도 완벽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대전 신도심인 서구갑은 도농 복합지역 특성상 신구세대가 뒤섞여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흐리다. 그런데도 6선에 성공한 현역 의원과 이 지역에 5번째로 뛰어드는 ‘4전 5기’ 후보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전 서구갑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영규 미래통합당 후보가 ‘방패와 창’의 대결을 펼친다.
대전 동구 출신인 박 의원은 대전고,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홍콩 특파원 시절 천안문 사태를 취재해 한국기자상을 받기도 한 박 의원은 2004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 내리 5선을 했다.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국회 정무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회 부의장을 역임해 탄탄한 경력을 갖춘 것이 그의 큰 장점이다.
다만 지역민들 사이에 20년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도로 경제 실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과제로 남는다. 박 의원은 경륜을 바탕으로 한 예산 확보로 지역 청년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법적 근거인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완성하겠단 공약을 내세웠다.
박 의원은 당내 5선 의원 중 유일한 6선 도전이어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하단 평가가 나온다.
이에 맞선 이 후보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제26회 행정고시, 제30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 후보는 충남도청 사무관과 서울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를 거쳐 대전시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엘리트’로 평가받는 그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며 각종 직능 단체들의 자문을 돕고 있다.
일각에선 4번이나 실패한 이 후보를 두고 통합당에 인물이 없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 후보의 저력과 진정성은 5번이나 공천을 받아낼 만큼 마냥 무시할 순 없단 분석이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그는 입법부인 국회에는 법률전문가가 입성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이 후보는 대전 서구갑의 도시철도 2호선 지선 설치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서구갑 지역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교통 불편이 방치되고 각자 알아서 피해가라는 식이었다"며 "이제는 20년간 고인 물을 걷어내고 이 지역 발전에 새 지평을 열겠다"고 설명했다. 도마 사거리와 용문 사거리를 지선으로 연결해 도마동, 변동, 내동, 가장동 주민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또 장태산-노루벌 일원의 생태관광 명소화해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