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외식 경기 침체로 주류업계 1분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업계 라이벌인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온도 차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선보인 청정라거 '테라'와 뉴트로 감성 제품 '진로(이즈백)'의 인기가 계속되며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류 사업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4868억 원, 영업이익 26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08% 증가한 수치고 영업이익은 전년(영업손실 42억 원)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외식 경기 침체로 주류 소비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가운데서도 지난해 출시한 '테라'와 '진로'의 매출 호조가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3월 6년 만에 선보인 맥주 '테라'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테라는 출시 279일 만에 누적 판매 약 1503만 상자, 약 4억5600만 병(330㎖ 기준)의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성인 (4231만 명 기준) 1인당 10병가량 마신 셈이다.
지난해 4월 뉴트로 감성의 디자인으로 재출시된 '진로'도 매출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의 판매량은 1억 병을 돌파했다. 월평균 판매량은 약 1436만 병으로 초당 평균 5.4병이 판매됐다.
이에 따라 1분기 하이트진로 주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지혜 흥국생명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1, 2월 맥주 판매 물량은 각각 전년 대비 95%, 30% 성장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소주도 1, 2월 각각 35%, 20% 물량이 증가했고 (지난해) 가격 인상 효과가 향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는 도매를 통해 선판매하는 개념으로 코로나19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1월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이라 매출 영향이 적었고, 홈술족 수요가 있어 가정 채널 판매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676억 원, 영업이익 1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1.27% 감소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식 경기 침체에 따른 주류 사업 부문 적자 폭 확대가 (실적 감소) 주요 원인"이라며 "맥주의 경우 외식업 침체와 무관하게 자체적인 판촉 비용 축소 등의 비용 절감 기조가 예상되지만, 소주의 경우 외식 경기 침체 영향으로부터 타격이 불가피해 1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주류사업부는 5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59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클라우드, 피츠 등 맥주 사업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