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TED커넥트 프로그램에서 “미국은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를 셧다운 없이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1월에는 주의를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병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다. 이후 세계 곳곳으로 급속히 확산한 코로나19는 지구 반대편인 미국 전역에까지 퍼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등 최소 16개 주가 ‘자택 대피’를 발령했다. 일부 주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체와 점포에 대해 문을 닫도록 명령했다.
게이츠는 자가 격리가 경제에 ‘재앙’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절충안은 없다”며 6~10주가량의 셧다운을 제안했다.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5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 1월 21일 첫 환자가 나온 지 두 달 만이다. CNN은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전날 대비 9700여 명 증가한 5만2381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는 680명으로 파악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며칠 새 코로나19 검사가 대폭 확대되면서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 명을 넘긴 뒤 이틀 뒤인 21일 2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22일 3만 명, 23일 4만 명, 24일 5만 명 등 하루 1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뉴욕 주에서는 하루 새 환자가 4700여 명이나 폭증, 확진자가 2만5665명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백악관에서는 뉴욕 메트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뉴욕시와 교외 지역을 여행하고 난 뒤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사람들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데비 벅스 역시 “미국 내 총(코로나19) 환자의 약 56%, 전체 신규 환자의 60%가 뉴욕 메트로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며 최근 며칠 새 뉴욕을 떠나 타 지역으로 간 사람들은 14일 동안 스스로 격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세계보건기구(WHO)도 미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85%가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했으며, 그 가운데 40%가 미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미국의 확산세가 매우 가속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에서) 매우 많은 발병이 일어나고 있고, 더 강력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