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는 26일 0시를 기해 일본인을 포함해 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14일간의 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이들 미국발 입국자는 자택 또는 호텔 등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격리돼 있어야 하며 이 기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권고도 받게 된다.
이날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미국발 입국 제한 정책이 결정됐다. 제한 조치는 4월 말까지 계속되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이미 발급한 비자를 무효화하는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과 한국 이외에도 지난 21일부터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과 이집트, 이란에 대해서도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전날 미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총 4단계 중 세 번째 단계인 ‘2레벨’로 올렸다. 2레벨은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는 권고다. 미국에 대한 여행경보가 2레벨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는 대구, 경북 등 일부 지역에 여행 중단을 권고하는 레벨3을 적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초점이 중국에서 유럽, 북미로 확산하고 있다며 북미에서의 감염 확대에 따라 사람 왕래가 제한되고 미일 간의 경제활동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미국 관광객 수는 172만 명으로, 중국과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뒤를 이었다.
미국도 일본에 대한 빗장을 더욱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1일 일본을 포함한 5개국에 대해서 가장 높은 ‘레벨3’ 여행주의 경보를 내렸다. CDC는 미국인에 불필요한 일본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일본에서 귀국한 사람에 대해서는 14일 간의 자가 격리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