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원화·채권 값이 동반 폭락하면서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따른 공포심리가 대내외 금융시장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도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에 장을 종료하며 2001년 9월 12일(11.59%)보다 크게 떨어졌다.
낙폭이 커지면서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는 모든 거래를 20분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와 프로그램 거래를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다시 발동한 것은 불과 5거래일 만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 확대는 외환시장 영향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증가한 탓”이라며 “외국인 순매도세가 약화하려면 유동성 경색 조짐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원(3.21%) 급등(원화값 하락)한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또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래 최고치며, 2009년 3월 30일 43.5원(3.23%) 급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장중에는 1296.0원까지 치솟았다.
채권시장에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국고채 3년물의 경우 14.3bp(1bp=0.01%포인트) 급등한 1.193%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13년 4월 11일(15bp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은행권 외환딜러와 증권사 채권딜러는 “먹고 사는 문제가 세계문제로 확산하면서 이미 리먼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다. 시장 시스템도 붕괴되는 양상이어서 대부분 현금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