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안 팔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객 발길이 줄어들면서 유통업계의 근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3월 들어서는 백화점 매출을 겨우 지탱하던 해외 명품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들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내달 초 봄 정기 세일로 반전을 노린다.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부진한 의류 패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세일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떨어졌다. 여성 패션이 31.5% 추락했고, 남성 스포츠는 29.2% 내렸다. 3월 들어서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백화점 전체 매출은 41.7% 떨어졌다. 지난달 6.0%로 선방했던 해외 패션도 3월 들어서는 18.7% 마이너스 신장세로 돌아섰고, 여성 패션과 남성 스포츠는 각각 59.0%, 46.2% 추락해 하락 폭을 키웠다.
신세계백화점도 2월 14.2% 떨어졌던 전체 매출이 이달 들어서는 15일까지 34.2%로 더 떨어졌다. 여성 패션이 40.7%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남성 패션(-38%)과 스포츠(-35.6%)가 뒤를 이었다. 2월 10.4%로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던 명품 장르도 3월에는 -14.7%로 하락 반전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전체 매출은 32.1% 추락하며 2월(-17.0%)보다 낙폭을 키웠다. 특히 여성 패션(-49.3%)이 부진했고, 남성 패션(43.1%)과 영패션(35.4%), 잡화(16.3%)도 매출이 하락했다. 명품 역시 지난달 6.1% 상승했으나 3월에는 -16.3%로 떨어졌다.
다만 위안거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지난 주말 매출이 선방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주말(14~15일) 패션 상품 매출은 전주(7~8일) 대비 16.7%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명품은 19.8%, 여성 패션은 18.7%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명품 판매는 전주 대비 32.6% 급등했다.
여세를 몰아 백화점들은 내달 초부터 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당초 백화점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이달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봄 정기 세일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주일가량 늦췄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내달 3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봄 정기 세일에 참여할 협력사는 모집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약매입 심사지침’ 개정으로 백화점들은 파트너사들로부터 세일 참여 여부와 할인율을 자발적으로 받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협력사이트에 공지를 내고, 참여할 업체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봄 정기세일에 참여할 업체를 모집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할인 행사에 참여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공문을 보내고 있다”면서 “봄 정기 세일은 3월 말 혹은 4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늦어도 4월 초까진 세일에 들어갈 계획이다. AK플라자는 당초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봄 정기세일에 나서기로 했지만, 정확한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계절이 바뀌고 있는 데다, 패션 장르의 매출이 안 좋았던 만큼 특히 해당 업체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재고가 많이 쌓이는 만큼 예년보다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