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반에서 여성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당장 이번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임명한다. 금융산업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원장이 탄생했다.
금융지주가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는 이유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개정 자본시장법에서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여성 사외이사 1명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아직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다방면으로 여성 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금융사뿐만 아니다. 금감원도 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원장이 탄생했다. 금감원은 이달 4일 막강한 검사 권한을 쥐어 ‘슈퍼맨’으로 불리는 금융소비자보호처장(금소처장)에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금소처장 자리는 핫 이슈였다. 금소처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금감원 내 핵심 조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기존 6개 부서와 26개 팀을 13개 부서와 40개 팀으로 조정하고 인력도 기존의 278명에서 356명으로 늘렸다. 또 금융상품의 약관 심사와 모집·판매, 광고·공시,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감독 기능과 함께 민원·분쟁·검사까지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권 사외이사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했는데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추천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을 기회로 이사회가 전문성과 함께 다양성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