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로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만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11.98%) 추락한 2386.13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12.32%) 빠진 6904.59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에서는 개장 직후 S&P500지수가 8% 폭락하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 다시 발동됐다.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당국이 긴급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세계 경기침체 우려를 달래지 못했다. 연준은 지난 주말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 금리를 제로(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7000억 달러 규모 양적완화(QE)도 발표했다.
또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6개 주요 중앙은행도 달러 스와프 금리를 25bp(bp=0.01%) 내려 달러 유동성 공급을 돕기로 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탄환이 소진된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했다.
아울러 주요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8월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장 후반 낙폭을 더욱 키웠다.
백악관은 이날 홈 스쿨링 강화 및 외식과 10인 이상 모임 지양 등의 권고안을 담은코로나19 확산 둔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가 7월 혹은 8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 시장 전략가는 “경기부양책은 경기 둔화에 완충 장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긍정적이긴하지만 시장은 바이러스에 좌우되고 있으며, 바이러스 억제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자체격리에 들어가면서 세계 경제 활동이 얼어 붙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물라며 사실상 이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캐나다는 자국 시민과 미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유럽 각국에 대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EU에 제안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3.91% 폭락했다. 금융주도 13.99%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