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임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또 7000억 달러(약 853조 원) 규모의 양적완화도 실시한다.
FOMC 성명은 “코로나19 감염 확대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지역사회에 해를 끼치고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상황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재 입수할 수 있는 경제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견고한 기반 위에서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전망에도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런 전개에 비추어 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으며 경제가 최근 사건을 극복하고 최대 고용 및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금리 목표범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명은 연준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위원 중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만이 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며 성명에 반대했다.
연준은 지난 3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시 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확립했던 0.25%포인트로 점진적으로 금리를 조절하는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났다.
또 오는 17~18일 정례 FOMC가 열림에도 뉴욕증시가 문을 여는 16일에 앞서 투자자들을 다시 안심시키고자 주말에 전격적으로 다시 임시 회의를 개최해 새롭게 완화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후 미국과 세계 경제가 살아나자 양적완화는 2014년 가을에, 제로금리 정책은 2015년 말에 각각 종료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해는 미·중 무역전쟁 대응을 위해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위기 당시 정책 모드를 부활시킨 것이다.
그동안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하며 연준과 대립각을 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는 큰 걸음이며 그들이 해내서 매우 행복하다”며 “연준을 축하하고 싶다. 시장은 아주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한편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임시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의 적절한 정책 대응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미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와 정책금리를 마이너스로 책정한 지 오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난 1년간의 정책 검토 결과는 금리와 양적완화 등 연준의 전통적인 정책도구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며 “우리는 선제 안내와 자산 매입을 이런 정책도구의 다양한 변형과 조합으로 보고 있다”고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연준이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도 매입해야 한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