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코로나 장기화에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 '역발상'

입력 2020-03-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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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직접 아이디어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대한항공 에어버스 330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에어버스 330 (사진제공=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운항 중단한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하기로 했다.

수출입 기업의 원활한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여객기를 활용해 공항 주기료 감면 등 비용 절감을 꾀하자는 취지다.

대한항공은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 노선에 20여 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호찌민 노선은 베트남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이달 3일부터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조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은 13일 현재 총 124개 노선 중 89개의 운항을 중단했다.

수요 감소로 인한 잇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어들었다. 여객기가 발이 묶임에 따라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크게 감소한 상태다.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부터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칭다오에도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도 늘려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적으로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면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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