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4% 올랐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상승세는 이어오고 있지만, 상승 폭은 2주째 줄고 있다. 시장 환경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5% 떨어졌다.
구(區)별로는 강동구에서 아파트값이 1주 전보다 0.06% 하락했다. 서초구(-0.02%)와 강남구(-0.01%), 송파구(-0.01%)에서도 한 주새 아파트값이 뒤걸음질쳤다.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이다.
부동산 114에선 정부가 12ㆍ16 대책에서 내놓은 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로 아파트값이 높은 강남 부동산 시장이 지속해서 위축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 거래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고가주택과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강남4구 아파트값이 1년 만에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 대장주가 주도하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3월 둘째 주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구는 관악구와 성북구였다. 각각 전주보다 0.19%씩 올랐다. 노원구(0.17%)와 도봉구(0.13%), 마포구(0.11%)가 그 뒤를 이었다. 12ㆍ16 대책 이후 서울에선 강북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와 나머지 경기ㆍ인천지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각각 0.03%, 0.14% 올랐다. 특히 '수용성'(경기 수원ㆍ용인ㆍ성남시)이라 불리는 수도권 남부지역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원시(0.32%)와 용인시(0.29%), 성남시(0.29%)는 차례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신도시 지역에선 중동(0.07%)과 산본(0.06%), 분당(0.04%) 등 1기 신도시에서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윤 연구원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비강남권 일대나 서울과 근접한 경기ㆍ인천에서의 집값 풍선효과는 여전했다"며 "게다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대출 규제가 덜한 지역 중심의 유동성 효과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점쳤다.
전세 시장에선 안정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한 데다 봄 이사철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5%로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금천구(0.16%)와 관악구(0.15%), 성북구(0.11%)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01%, 0.03%였다. 신도시 가운데선 광교(0.05%)와 일산(0.03%), 경기ㆍ인천지역에선 시흥(0.07%)과 수원(0.06%)에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