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바이오 기업들의 참여로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출현이 기대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7년 97억 달러(11조 원)에서 2023년 481억 달러(54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24.6%에 달한다. 전체 바이오 의약품 중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0.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 또는 희귀질환제 타깃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이들로서는 빅파마들이 단가 인하, 생산공정 특허 등 오리지널 특허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내놓는 바이오시밀러 대비 전략까지도 비껴갈 수 있는 단독 기술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1조6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시가총액 1조 원을 기록하고 있는 알테오젠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정맥 주사용 의약품을 피하주사용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하는 고분자 분해효소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와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NexPTM 과 항체-약물접합(ADC)의 원천기술인 NexMabTM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알테오젠은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ALT-LS2)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ALT-L9)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주요 파이프라인의 추가적인 기술 이전이 기대된다.
이수앱지스도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생산된 바이오시밀러(애브서틴ㆍ파바갈ㆍ클로티냅)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라리스 바이오시밀러(ISU305)와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바이오시밀러(ISU106)를 개발 중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오리지널과 다른 공정 개발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ISU305는 오리지널 비교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로 분석 단계에 들어갔으며 ISU106의 경우 자체 개발이 아닌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4조5000억 원 규모의 시장인 노보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 바이오시밀러에 도전장을 낸 펩진도 주목된다.
삭센다는 강남 성형가에서 비만 치료제 1위를 기록하며 지금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펩진은 자체 개발한 펩타이드 의약품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융합 파트너 PG Tag(PG 태그)와 고수율 펩타이드 생산기술(HYPEP)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삭센다 바이오시밀러(PG001)와 더불어 중증골다공증 치료제 포르테오(PG002), 단장증후군 치료제 가텍스(PG003)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그 밖에 팬젠도 CHO 세포(중국 햄스터 난소세포)에 특화된 단백질 발현기술(PanGen CHO-TECH)을 기반으로 빈혈치료제(PDA10) 바이오시밀러 ‘팬포틴’을 지난해 출시했으며 최초 할랄 인증 등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더불어 현재 혈우병치료제(PGA40), 항암보조치료제와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PHA30)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제품별 최초 론칭한 퍼스트 컴퍼니가 각광받는 특징이 있다”며 “빅파마 오리지널 약 특허가 가장 많이 풀리는 시기인 2025년에는 5~10배로 커져 도전 기업들의 제품ㆍ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알테오젠의 기술수출 사례처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출중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