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고용지표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2월 취업자·고용률·실업률 등 3대 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갔으나, 일시휴직자가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급증했고, 경기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업은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은 11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일시휴직자가 6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4만2000명(29.8%)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이었던 설 연휴가 올해 1월로 앞당겨졌음에도 일시휴직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시휴직자는 예년에는 2월에 조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에는 조금 높아졌다”고 말했다.
취업자도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각각 증가 폭이 축소되고, 감소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등 야외활동이 줄면서 서비스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서 “이번 조사에서 고용시장이 견조한 회복 흐름세를 이어갔음을 알 수 있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에 조사돼 앞으로가 관건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월 고용동향은 지난달 9~15일 중 조사가 진행됐는데, 코로나19 확진환자는 15일 28명에 불과했다가 29일 2931명까지 늘었다.
특히 “3월 고용동향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하는 등 고용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고용시장 피해 최소화와 경기·고용 회복 모멘텀 되살리기를 위해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총 775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60명이다.
국외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대유행)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탈리아에서 1만149명(사망 631명), 이란에서 8042명(사망 29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독일(1295명, 사망 2명), 프랑스(1784명, 사망 33명), 스페인(1639명, 사망 36명)도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강력한 출입국 통제로 ‘완전 봉쇄’를 자부했던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959명, 사망자는 28명이 발생했다. 국외 상황은 국내 수출(제조업)과 외국인 관광객 추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고용시장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도 “외국인 관광객 급감, 공연·경기 취소 등으로 전반적인 서비스업 업황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