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요양시설인 헌팅턴양로센터에서 지내던 고인은 지난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알함브라메디컬센터에 입원했으나,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서울 중구 신당동의 성동고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 웨슬리언대학 성악과에서 유학했으며,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미국에서 영화배우, 스탠드업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했다.
고인의 인생에 전기가 된 것은 ‘자니 카슨의 더 투나잇 쇼’였다. 그는 동양인 최초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여기서 선보인 코미디가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안긴 것이다. 이후 그는 이 프로그램에 30회 이상 출연,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전했다.
국내에서는 1989년부터 1990년까지 한국 공중파 최초로 미국식 대담형 코미디 토크쇼 ‘자니윤 쇼’를 진행했다. 자니윤 쇼는 이후 ‘주병진 쇼’, ‘서세원 쇼’, ‘이홍렬 쇼’ 등 국내에 코미디언의 이름을 딴 토크쇼들이 잇따라 나오는 계기가 됐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고인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활동했다. 그러나 2016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뇌출혈로 입원, 다시 미국으로 가 치료와 요양에 전념했다.
시신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메디컬센터에 기증하기로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말년까지 고인과 교류했던 임태랑 씨는 “깨끗하게 산 사람이었다”며 “자손이 없어서 외롭게 쓸쓸하게 살다가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