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삼성물산, ‘강남 굳히기’ 대림산업, ‘지역 건설사 꼬리떼기’ 호반건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 ‘3파전’으로 치러진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9일 마감한 시공사 재선정 입찰에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ㆍ롯데건설ㆍ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참여했으나 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은 지하 4층~지상 35층짜리 6개동에 아파트 총 641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는 내달 4일 열릴 예정이다.
신반포15차는 강남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지만 이전에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우건설과 공사비 책정 등을 놓고 송사를 벌이는 등 변수 역시 많은 사업지다. 이에 당초 시공사로 나서려던 건설사들도 막판에 발을 빼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입찰을 결정한 3개 건설사는 신반포15차를 수주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장 먼저 입찰보증금 500억 원(현금 300억 원+이행보증보험증권 200억 원)을 납부한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수주를 통해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마지막으로 정비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놓은 뒤 무려 5년 만에 얼굴을 내민 것으로, 이번 수주를 통해 ‘래미안’ 브랜드의 건재함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만약 수주전에서 실패할 경우 ‘래미안’ 브랜드에 타격이 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수주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도 신반포15차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림산업의 고급 브랜드인 ‘아크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근 ‘아크로 리버파크’ 아파트의 성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권을 거머쥘 경우 반포동 일대에 아크로 리버파크와 아크로 리버뷰 등과 함께 약 3000가구 규모의 아크로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면서 강남에서 ‘정비사업 1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앞서 전략적 사업지로 총력을 기울였던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 과열 수주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신반포15차 수주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수주를 통해 ‘지역 건설사’라는 꼬리를 떼고 동시에 브랜드 파워도 드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몇 년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시공능력평가 10위까지 올라선 호반건설은 지난해엔 건설업황 부진과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호반건설은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건설사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 서울 정비사업장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호반건설은 강남 재건축 사업지 수주를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