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 씨(35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지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을 찾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야외활동 등을 자제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계속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고, 한창 밖에서 뛰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워서다.
이모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계속 집에만 있기엔 피로감이 큰 상황”이라며 “청주 지역은 확진자(9명)가 그리 많지 않고, 며칠째 추가 확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키면 외부활동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민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권고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마냥 바깥 활동을 안 하고 집에서만 생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일요일 청주시 문암동에 있는 문암생태공원에는 자녀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즐비했다. 공원 주차장에 자가용들이 빼곡히 들어서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청주 오창에 위치한 호수공원도 사람들로 가득 차기는 마찬가지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호수 주변을 거닐었다. 아이들 역시 마스크를 쓴 채 뛰어다니거나 킥보드를 타는 등 평소처럼 야외활동을 했다.
같은 날 서울 롯데월드를 찾아 마스크를 쓰고 놀이기구를 타는 이용객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대구의 커피숍도 사람들로 붐볐다는 후문이다.
이날 롯데월드를 찾은 직장인 김모 씨(45세)는 “이전 주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집에 콕 박혀 있었지만 아이들이 지겨워해 놀이공원에 오게 됐다”며 “마스크도 잘 쓰고 손소독제까지 꼼꼼히 챙겨서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50일을 맞이한 9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세가 누그러져 어느 정도의 야외 활동은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오후 4시 기준으로 오전 0시 대비)는 3일 374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5일 322명, 6일 309명, 7일 274명, 8일 179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세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게 아닌 만큼 국민이 야외활동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상생활을 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고 볼 수 없다”며 “감염 예방을 위해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